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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을 꿈꾸거나,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운영과 기획에 대해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인사운영은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HR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반면 인사기획은 직원들에게 앞으로 적용될 HR 시스템, 제도 등을 만드는 것이다. 언뜻 보면 인사기획이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업무라 생각되고, 운영업무는 다소 지루한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HR 운영 : HR Operations

 

HR 운영은 HR 부서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직원들의 채용부터 퇴직까지, 급여 지급, 복리후생 관리, 인사 기록 관리, 교육 운영 등 HR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유지하고 관리하는 활동이다. HR운영의 핵심은 '효율적인 HR 서비스 제공'과 '안정적인 HR 시스템 유지'로 'HR 업무가 문제없이 돌아가도록 하는 모든 일'을 담당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HR 운영에서 핵심목표는 HR 서비스의 효율성 극대화이다. HR의 고객은 직원이기 때문에 직원에게 빠르고 정확한 HR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 외 추가적인 목표는 업무 효율성 증대, 시스템 안정성, 법규 및 규정 준수, HR 데이터 수집 등이다. 특히 최근 운영에서 중요한 것은 HR 데이터 수집이라고 할 수 있다. 운영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처리(정제)하는 과정을 정확하게 해야 데이터 기반의 HR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HR 서비스 효율성 극대화: 직원들에게 빠르고 정확하며 편리한 HR 서비스를 제공
  • HR 업무 효율성 증대: HR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자동화하여 HR 담당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 향상
  • HR 시스템 안정성 확보: HR 시스템 (인사 시스템, 급여 시스템 등) 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관리 및 유지보수
  •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HR 운영 데이터 수집, 관리, 분석하여 HR 기획 및 전략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

 

HR 운영 업무는 보통 다음과 같은 업무가 있다.

  • 채용 운영: 채용 공고 게시, 서류 심사, 면접 진행, 합격자 발표, 채용 관련 행정 업무 처리 등 채용 프로세스 전반 운영
  • 급여 및 보상 운영: 급여 계산 및 지급, 연말정산, 퇴직금 지급, 인센티브 지급, 4대 보험 관리 등 급여/보상 관련 업무 운영
  • 복리후생 운영: 건강검진, 경조사 지원, 휴가 관리, 사내 동호회 지원, 식대 제공, 통근버스 운영 등 복리후생 운영/관리
  • 인사 기록 관리: 직원 정보 관리, 인사 발령 관리, 조직도 관리, 근태 관리, 평가 기록 관리 등 인사 데이터 관리/운영
  • 교육 운영: 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교육생 관리, 교육 효과 측정, 교육 관련 행정 업무 처리 등 교육 훈련 프로그램 운영
  • 노사 관계 운영: 노사 협의회 운영 지원, 단체 협약 관리, 노동쟁의 예방 및 해결, 고충 처리 등 노사 관계 안정화 활동
  • HR 시스템 운영 및 관리: HR 시스템 유지보수, 업데이트, 사용자 교육, 시스템 장애 대응 등 HR 시스템 운영 관리

 

HR 기획 : HR Planning

 

HR 기획은 조직의 장단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개발하며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미래 지향적인 활동이다.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HR 목표와 연계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 방안을 설계하는 과정이므고, 직원에게 큰 변화가 생기는 업무이다. 핵심은 '미래 HR 방향 설정'과 '전략적 HR 시스템 구축'으로, 앞으로 직원들에게 적용될 사항을 회사 전략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다.

 

핵심목표는 회사의 목표 달성에 맞는 HR 제도와 전략을 기획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이에 따른 인력 수요를 예측하고, 인재는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등을 준비한다.

  • 조직 목표 달성 지원: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이해하고, HR 전략을 수립하여 조직 목표 달성에 기여
  • 미래 인력 수요 예측 및 확보: 미래 사업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필요한 인력 규모와 역량을 예측
  • 핵심 인재 육성 및 유지: 핵심 인재를 식별하고, 육성 및 유지 전략을 수립하여 조직 경쟁력을 강화
  • HR 시스템 및 제도 개선: HR 시스템 및 제도를 분석하고 개선하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HR 환경을 구축

 

HR 기획 업무는 보통 다음과 같다.

  • 인력 계획: 중장기 인력 수급 계획, 인력 구조 개선 계획, 인력 개발 계획 등 인력 자원 확보 및 관리 계획 수립
  • 인재 확보 전략 기획: 차별화된 채용 전략, 효과적인 채용 채널 발굴, 우수 인재 유치 및 확보 방안 기획
  • 인재 육성 전략 기획: 리더십 개발, 직무 역량 강화 교육, 경력 개발 경로 설정 등 인재 육성 및 개발 시스템 구축
  • 보상 및 복리후생 전략 기획: 경쟁력 있는 보상 체계 설계, 성과 기반 보상 시스템 구축 등
  • HR 테크놀로지 전략 기획: HR 시스템 도입 및 고도화 계획, HR 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 HR 기술 활용 방안 모색 

 

 

HR 운영과 기획의 관계

 

HR 운영이 중요한 이유는 실질적으로 직원들이 HR에 대해 체감하는 것은 운영이기 때문이다. HR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직원들은 본인들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고, 이는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 만일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회사의 성과는 점진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반면 HR 기획은 회사의 미래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할 HR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직원들이 앞으로 회사가 나를 어떻게 대우하고, 나는 어떻게 회사에서 성장해야겠구나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리고 운영과 기획 모두 유기적으로 잘 이루어져야만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날 수 있다.

 

최근 이 사실을 실감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따라 많은 직원들이 전적전출(그룹사 등 타회사로 이동하는 것)과 희망퇴직 등을 진행하게 되었다. 실제 제도 자체는 회사의 많은 재원을 쓰면서 직원들에게 최대한 많은 혜택을 보장하고자 했기 때문에 직원 친화적으로 기획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직원들의 반감이 매우 컸다. 제도에 대한 시행취지, 금전적 혜택, 향후 계획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이는 곧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와 인력구조 개선에 큰 실패를 가져왔다.

 

단순히 운영의 문제로 볼 수는 없었다. 기획 단계에서 운영 관점에서의 시사점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제도 운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전혀 시너지 효과는 나지 않았다. 

 

기획은 HR 운영의 방향을 제시한다. HR 기획은 HR 운영이 나아가야 할 목표와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잘 짜여진 기획은 운영이 조직 목표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도록 돕기 마련이다. 반면 운영은 기획의 실행 기반을 제공한다. 아무리 훌륭한 HR 기획이라도 효율적인 HR 운영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행되기 어렵다. 안정적인 HR 운영은 기획된 전략과 계획을 현실화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 된다. 그렇기에 매우 상호적인 것이다.

 

 

결론

 

시너지 관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운영은 실패를 기획 탓을 하게 되고, 기획은 운영 탓을 하게 된다. 이러한 기저에는 가장 큰 인식들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운영도 모르면서 기획을 하는 헛똑똑이들', '운영만 하면 되는데 뭐가 어려워?'하는 서로 간의 부정적인 인식이다. 사실 운영도 단순히 운영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HR에서 운영은 운영기획이다. 

 

운영과 기획의 관계 그리고 그 실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면, HR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HR 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은 HR 기획의 중요한 정보 소스가 된다. 운영 결과를 분석하고 평가하여 얻은 피드백은 다음 HR 기획 수립 시 반영되어, 더욱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기획을 가능하게 한다. 운영 데이터 → 기획 개선 → 운영 효율성 향상 → 더 나은 데이터 → 더욱 발전된 기획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게 된다.

 

다음 질문들은 한번쯤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하면 좋은 질문이다.

 

HR 운영 관련」

1) 우리 회사의 HR 운영 방식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예: 효율 중심, 직원 중심, 기술 중심 등)
2) HR 운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예: 정확성, 신속성, 편리성, 공정성 등)
3) HR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기술이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가? (예: HR 시스템, RPA, AI 챗봇 등)
4) HR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문제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하려고 노력하는가?
5) HR 운영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하고 있는가? (예: 서비스 만족도 조사, 업무 처리 시간, 오류율 등)
6) HR 운영을 통해 직원 경험 향상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가?

 

HR 기획 관련」

1) 우리 회사의 HR 기획은 조직의 비전 및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2) 미래 인적 자원 환경 변화에 대한 HR 기획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예: 디지털 전환, 인구 변화 등)
3) HR 기획을 통해 어떤 핵심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가? (예: 인재 확보 경쟁력 강화, 조직 몰입도 향상, 혁신 문화 조성 등)
4) HR 기획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5) HR 기획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 어떤 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예: 최고 경영진의 지원, HR 담당자의 역량, 전사적인 협력 등)
6) HR 기획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가? (예: HR 지표 개선, 조직 성과 기여도, 직원 만족도 변화 등)
7) 미래 HR 트렌드를 반영하여 HR 기획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가?

    (예: 개인 맞춤형 HR 서비스, 경험 중심 HR,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강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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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지속적이고 질적인 성장의 열쇠, 역량주의

 

최근 역량주의가 조직 인사관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역량주의란 직원이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특정 기술, 행동, 특성에 초점을 맞춘 조직관리 접근 방식이다. 결과를 강조하는 성과주의와는 달리 역량주의는 그러한 결과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요소에 대해 집중한다. 그런데 왜 지금 역량주의가 핵심이 되고 있을까?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에서 역량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역량이 중요한 이유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역동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점으로 인해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전쟁 기술이 매우 빠르게 변하는 전쟁터를 상상해보자. 칼로 싸우는 전쟁터에서 칼을 매우 잘 쓰는 직원은 많은 성과를 내고 인정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는 칼을 잘 쓰는 직원들을 우대할 것이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칼이 총으로 대체되면 어떻게 될까? 더 이상 칼을 잘 쓰는 직원들은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총을 잘 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한 때 최고의 성과를 보이던 직원들이 한 순간에 따라잡는데 급급하게 된 것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이것이 바로 성과주의의 한계를 보여준다. 민첩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배우는 직원들이 이러한 환경에서 더욱 인정을 받는다. 과거의 성과를 보상하는데 초첨을 맞추는 성과주의는 직원이 미래 알 수 없는 환경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간과한다. 앞으로 비즈니스 환경은 현재 일을 단순히 잘하는 것보다 시대에 맞춰 능력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성과주의의 단점

 

성과주의는 본질적으로 과거 지표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성과라는 것은 결과이기 때문에 과거 지표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앞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거 지표에만 의존할 수 없다. 미리 앞서 생각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결과를 만든 직원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직원들이 더 중요한 것이다. 즉, 성과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직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성과주의는 그 결과만 알 뿐, 그 과정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두 명의 직원 A와 B가 둘 다 10만원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A직원은 20억원을 벌고, B직원은 고작 20만원을 벌었다면, 성과주의는 A 직원을 더 높게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만일 B직원은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수입을 2배로 늘렸고, A직원은 복권에 당첨되어 돈을 벌었다면 어떨까? 직원 B의 역량은 장기적으로 훨씬 회사에 더 가치 있지만, 성과주의에서는 이 점을 간과한다.

 

실제로 직원이 통제할 수 없는 많은 요소가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확률적인 우연, 외부 시장의 변화, 동료의 지원 등 직원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에 성과만으로 직원을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불안정하다.

 

그렇다면 이제 인사관리를 할 때 역량이 중요하다고만 말하면 되는 것일까? 역량주의에 담긴 철학을 이해해야만 역량주의를 어떤 식으로 인사관리에 활용할 지 이해할 수 있다.

 

성과주의를 넘어 역량주의

 

특정 기술이 특정 성과를 가져오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는 성과주의가 매우 의미 있었다. 그러나 현재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잠재력과 적응성 등을 더 우선시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역량주의가 등장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 사실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결과를 넘어 미래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특성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역량의 핵심 요소는 지식, 기술, 태도, 개인적 특성 등이다. 만약 역량주의가 나온 배경을 제대로 이해했고, 역량주의에 담긴 철학을 인지했다면 이 요소에서도 우리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중요한 역량

 

사실 지식과 기술 같은 역량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 때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 지식은 점차 쓸모없게 되기도 하고, 지식 습득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입장벽이 매우 낮아지기도 한다. 기술도 예를 들면 차량을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은 한 때 필요한 기술이었지만, 이제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다. 심지어 자율주행차도 등장하고 있다.

 

반면 태도와 개인적 특성은 가르치거나 함양하기가 어려운 역량이면서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역량이다. 직원의 학습의지, 회복탄력성, 협업역량 등은 환경이 변하더라도 계속해서 중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역량은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고착화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인사관리에서 배양하기가 어렵다.

 

역량주의를 이해한 인사관리 방향

 

따라서 역량주의에 담긴 인사철학을 이해했다면, 태도, 개인적 특성과 같은 역량은 채용 과정에서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회사에서 배양하기 매우 어려운 역량이기 때문이다. 반면 지식, 기술과 같은 역량은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면서 직원들의 역량 수준을 파악하고, 기르도록 해야 한다.

 

물론 몇몇 역량 요소는 드러나지 않기에 이를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도 생각해야 한다. 성과, 지식, 기술 등이 회사에서 활용하기 좋은 이유는 바로 정확한 수준을 측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태도와 개인적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는 요소이기에 태도와 개인적 특성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데 좋은 지표인 부분도 있다. 

 

결론

 

성과주의가 사라지고 역량주의가 나오게 된 배경, 그리고 역량주의에 담긴 인사철학 등을 이해하고 고민해서 역량주의를 실행한다면 제대로 된 역량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역량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기업만이 다른 기업보다 앞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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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깨달은 HR의 목적과 본질의 중요성

일에 매몰되서는 안된다. 직장에서 HR 전문가는 프로세스, 시스템, 끝없는 관리 작업에 압도당하기 너무 쉽다. 이는 HR부서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계속해서 단순 반복의 운영 업무에만 치이다 보면, 그 업무 뒤에 숨겨진 목적을 망각하곤 한다.   

나는 최근 아이가 공기청정기에 장난감을 넣는 바람에 공기청정기를 분해한 적이 있다. 생일초 같은 작은 장난감 여러개를 꺼내야 하는 작업이었다. 분해하느라 애쓰다보니 어느 순간 본래 목적은 망각한 채 분해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분해를 하고나서 막히는 부분이 있어 혼자 끙끙거리던 와중에 지나가던 아내가 "이제 그냥 들어서 흔들면 이제 나오겠는데"라고 하였고, 들어서 흔드니 바로 나왔다(물론 분해하기 전에는 나올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좁아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 정작 일의 목적, 본질은 잊은 채 프로세스, 제도 등에 휘둘리며, 단순 운영만 반복하는 것이다.

 

종종 마주치는 HR의 문제

 

모든 HR제도는 그 제도 기획 목적이 있다. 그 목적에 맞게 운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항상 위와 같은 문제에 직면한느 경우가 많다. HR 부서는 성과 평가, 채용 프로세스, 직원 교육 프로그램 등 각각 특정 목적을 가진 복잡한 제도 등을 설계하고 운영한다. 초기에는 목적, 취지 등이 기억되어 효과적으로 운영되지만 어느 순간 원래 의도를 잊어버리고 목적 중심이 아닌 과정 운영 중심으로 변하게 된다.

 

예를 들면, 수시채용의 목적은 필수 직원을 적시에 채용하여 회사 사업과 성과 창출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목적을 잊고, 공개 채용과 유사하게 프로세스를 유지하거나 채용 과정에서 점차 여러 복잡한 단계를 추구하면서 채용 기간은 길어지게 되고, 신규 채용자는 적절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급히 투입되는 경우가 생긴다. 채용 단계가 추가되면서 좋은 사람을 더 면밀하게 볼 수 있게 됐지만 본래 의도였던 적시 채용은 훼손하게 된 것이다.

 

또한 성과 평가는 일반적으로 해당 연도 내 직원의 기여도를 평가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목표는 평가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현재 자신의 수준을 알고, 뛰어난 성과를 내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승진 자격, 연공 서열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평가의 목적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으로 오히려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저해하는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결국 다시 HR의 목적

 

모든 HR은 명확하게 정의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 어떤 일이든 간에 목적이 있다. 목적이 없다면 그 일은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일이고, 목적이 훼손된다면 당연히 목적에 맞춰 업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항상 우리는 자문해봐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목적에 충실하고 있는가? 때론 세부사항에 집착하며 더 큰 그림을 놓치고 있지 않나? HR의 본질은 개인의 성과를 회사 목표에 맞춰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HR 담당자가 가져야 할 자세

 

앞서 내가 집에서 경험한 이야기와 내가 여태까지 회사에서 HR 업무를 수행하며 느꼈던 교훈은 단순하다. 목적과 본질을 항상 기억하고, 유연성을 발휘하라는 점이다. HR 부서는 항상 유연성을 발휘하고 업무 뒤에 숨은 더 큰 목적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한다. 제도나 운영사항들이 더 이상 의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다시 생각해보고, 다듬거나 아예 없애는 것도 고민을 해야 한다.

 

때로는 공기청정기를 분해하다가 들고 흔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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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 개발자 인재 유치를 위한 경쟁이 일괄 연봉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게임업계는 하나의 경쟁처럼 줄줄이 연봉을 인상하고 있다.

 

사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 디지털 전환, AI 등 대사회적 변화 트렌드에 있어서 개발 역량이 있는 직원들은 영웅과 같다. 회사에서 그들의 업무는 정말 가치있고,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은연 중에 회사 내 임직원뿐만 아니라 회사 외 사람들 조차도 회사의 업무를 중요한 업무, 중요하지 않은 업무로 나누고, 그에 따라 성과를 매기곤 한다

 

다만 나는 한 번쯤 HR 담당자라면 이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과연 회사의 업무를 단순히 중요한 업무, 중요하지 않은 업무로 나누는 것이 맞을까?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자면 나는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업무는 1. 중요한 일, 2. 필요한 일, 3. 필요하지 않은 일 이렇게 3가지로 나누어야 한다.

 

중요한 일은 당연히 회사에서 항상 최우선으로 여겨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분류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도 모든 직원이 이 업무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는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과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업무적으로도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예를 들어보면, 상급자의 지시에 의존하여 일의 중요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의 중요도에 맞춰 모든 구성원들이 움직여야 한다. 이런 문화가 곧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직원들에게 임파워먼트도 할 수 있다(일의 중요도에 맞춰 움직이기만 하면 되므로).

 

다만 중요한 일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사실이 다른 업무를 경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필요한 일도 중요하다. 가치를 창출하는 일은 아닐 지라도, 이 업무들이 원활히 이루어져야만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만일 잘 되지 않으면, 정작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사실 조직 내 구성원들은 이 업무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직원에게만 대우를 하는 경우 더욱 이런 현상이 생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직원 간의 위화감이 갈수록 심화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을 하는 직원을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필요하지 않은 일은 당연히 조직에서 항상 찾아야 한다. 중요한 일이 언제든 필요한 일, 필요하지 않은 일로 변할 수 있고, 필요한 일이 필요하지 않은 일로 변하기도 한다. 문제는 구성원들이 필요하지 않은 일을 본인의 효용가치로 여기면서 이를 포장하면 문제가 생긴다. 계속해서 구성원들은 필요하지 않은 일에 허덕이며, 가치 있는 일에 집중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바로 직책자에게 있다. 팀장이 직원의 성과를 실제 결과물이 아닌 일의 양, 근로시간 등으로만 파악하는 경우 이런 현상이 생긴다. 필요하지 않은 일을 찾아 없애고, 남은 시간은 새로운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직원들을 지원하면 된다. 자연스럽게 이 시간에 직원들은 자기계발과 함께 새로운 일을 찾는다. 이 문화가 계속되면 조직은 항상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수 많은 영웅들 활약 속에는 사이드 킥이 있고, 숨은 히어로들이 있다. 이들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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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中

 

비어 있는 방에 침팬지 다섯 마리를 들여보낸다. 방 한복판에는 사다리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에는 바나나가 놓여 있다.

 

한 침팬지가 바나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먹기 위해 사다리로 기어오른다. 하지만 침팬지가 바나나에 다가가자마자 천장에서 찬물이 분출하여 침팬지를 떨어뜨린다. 다른 침팬지들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바나나를 잡아 보려고 한다. 모두가 찬물을 뒤집어쓰고 결국 바나나를 차지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한다.

 

그다음에는 천장에서 찬물이 분출하지 않게 해 놓고 물에 젖은 침팬지 한 마리를 다른 침팬지로 대체한다. 새 침팬지가 들어오자마자 원래부터 있던 침팬지들은 사다리로 올라가는 것을 말린다. 저희 나름대로 새 침팬지가 찬물을 뒤집어쓰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새 침팬지는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다른 침팬지들이 자기가 바나나를 먹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완력을 쓰기로 하고 자기를 제지하려는 침팬지들과 싸운다. 하지만 한 마리 대 네 마리의 싸움이라서 새 침팬지는 뭇매를 맞고 만다.

 

다시 물에 젖은 침팬지  한 마리를 새 침팬지로 대체한다. 그가 들어오자마자 앞서 교체되어 들어온 침팬지가 덤벼들어 그를 때린다. 그게 새로 들어온 자를 맞이하는 방식이라고 저 나름으로 이해한 것이다. 새 침팬지는 사다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겨를도 없었다. 말하자면 구타 행위는 이미 바나나와 무관해진 셈이다.

 

물을 뒤집어 쓴 나머지 세 침팬지도 차례로 나가고 대신 물에 젖지 않은 침팬지들이 들어온다. 그때마다 새로 들어온 침팬지는 들어오자마자 매질을 당한다.

 

신고식은 갈수록 난폭해진다. 급기야는 여럿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새로 들어온 침팬지에게 뭇매를 놓는다.

 

여전히 바나나는 사다리 꼭대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다섯 마리 침팬지는 바나나를 잡으려다 물을 뒤집어쓴 적도 없으면서 그것에 다가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뭇매를 맞을 새 침팬지가 어서 나타나기를 기다리면서 문을 살피는 것이다.

 

이 실험은 한 기업에서 나타나는 집단 행동을 연구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이 이야기가 나는 기업의 조직문화를 가장 잘 나타낸 일화라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모두를 위한다고 생각한 것들이 어느 순간에는 장애물로 변하게 되고 이제는 아무도 의식하지 못한 채 옳다고 믿으며 행동하는 것이다. 조직문화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이다. 한 때는 옳았던 것일 수 있지만, 어느 순간에는 기업의 성과를 막는 큰 장애물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인턴 근무를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 회사 야근 문화에 대해 들었던 적이 있다. 자기보다 위에 사람이 퇴근을 하지 못하면, 끝까지 남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매해 이 문화는 불합리한 문화라고 이야기가 나오지만,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왜일까? 나는 그 이유를 이 이야기를 해준 분의 말에서 알게 되었다.

 

"내가 원래는 보수적인 사람이 아닌데, 이제 생각해보니까 그게 맞아. 팀원을 두고 자기 일 없다고 가는걸 누가 좋아하겠어"

 

변한 것이다.

 

자기 또한 그 안에서 함께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그 문화에 흡수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이 야근문화에 모두들 익숙해져 있다. 흔히들 정시에 퇴근하는 것을 "칼퇴근하네", "오늘은 일찍 가네" 등 근무시간이 끝난 직후에 퇴근하면 일찍 퇴근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러한 말을 종종 사용했다. 자기도 모른 채 문화에 흡수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지 깨달을 수 있었다. 심지어는 나중에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가 보상심리든 뭐든 간에 이미 그러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단지 감정에 의존할 뿐이다.

 

물론 이러한 문화가 한 때는 힘을 발휘했었다. 다 같이 의기투합하여 밤을 새며 야근하는 문화는 분명 우리나라를 성장시키는 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이미 "요즘 세대는 옛날 같이 하는 맛이 없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이 변했다. 이제는 오히려 이러한 문화가 우리를 붙잡고 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이다."

-아인슈타인-

 

그렇다면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솔직히 답은 없다. 아니,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는 사실이다. 침팬지의 이야기에서 만일 누군가가 모든 침팬지를 제압하고 올라가 바나나를 먹었다면 어떻게 될까? 순식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렇기에 CEO, HR부서, 그리고 모든 부서가 협력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협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조직문화는 바뀌지 않는다.

 

"옛날엔 안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이게 맞더라"는 바보같은 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한다. 그 옛 기억에 취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시장환경에 맞게 빠르게 조직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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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관점으로 차별이라는 용어가 처음 대두된 것은 1957년 미국 경제학자 게리 베커(Gary Baker, 1930~2014)에 의해 '차별의 경제학'에서 '선호에 의한 차별'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이다. 이는 인종, 종교, 성별 등에 따라 편견을 가져 피하거나 적대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당시 일종의 심리학 또는 사회학 개념으로 경제학의 영역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후 인권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경제학의 영역에서도 차별 개념이 관심을 받게 되었고, 게리 베커의 '차별의 경제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후 게리 베커는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다.

 

차별이 경제학에서 하나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를 잡으며 등장하게 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통계적 차별(Statistical Discrimination)'이다. 1970년대 제시된 개념으로 197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케네스 애로(Kenneth Arrow, 1921~)와 2006년 노밸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먼드 펠프스(Edmund Phelps, 1933~)가 제시하였다,

 

'통계적 차별'이란 개인이 속한 집단의 평균에 의해 개개인을 판단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면 A 집단(상대적으로 우수한 집단)과 B 집단(상대적으로 열등한 집단)을 비교할 때, A에 속한 개인 a의 경우 A 집단의 평균으로 평가받고, B에 속한 개인 b의 경우 B 집단의 평균으로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b가 A 집단의 평균보다 우수한 능력을 보일 수 있으나 통계적 차별에 의해 B 집단의 평균으로 저평가 받는 것이다. 즉, 만일 b가 A 집단의 평균보다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b는 통계적 차별이라는 명백한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통계적 차별이 틀리다라는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사람의 근원적 한계인 인지적 한계에 의해 개개인에 대해 모를 경우 속한 집단의 일반적인 속성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계적 차별은 여러 곳에서 당연하게 시행되고 있고, 실제로 때로는 유용하기도 하다(통계적 차별이 옳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면 기업이 채용을 할 때, 여러 우대사항(명문대 우대 등) 등이 그러하다. 또한 실생활에서 밤길을 다니며 뒤따라오는 사람이 남성일 경우 위협을 느끼는 반면, 여성일 경우 안심하는 것도 하나의 예이다. 이렇듯 통계적 차별은 필수불가결하게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처음 이 개념을 접하게 된 것은 바로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남성일 교수님의 노동경제학 수업에서이다. 수업에서 이 개념을 들으며, 통계적 차별이 HR 분야 중 특히나 채용 분야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채용 분야에서 통계적 차별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통계적 차별은 정말 불합리한 차별인가? 채용 과정에서 수 많은 지원자들을 각각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지원자들이 속한 집단(대학교, 성별, 지역, 종교, 자격증, 기타 스펙 등)의 속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 평가 방식이 과연 정말로 불합리한 차별인가?"

 

이에 대해 우선 생각을 하며 결론을 내린 생각은 바로 본원적 속성(바꿀 수 없는) 성별, 지역 등에 의한 차별의 경우 명백한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개개인의 노력에 의해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교, 기타 스펙 등의 경우 불합리한 차별이 아닌 '어쩔 수 없는 평가'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 개개인에 대해 모두 평가할 수 없으므로 통계적 차별은 채용 과정에서 매우 효율적으로 작용한다. 

 

사실 통계적 차별은 어디에서나 쓰인다. 예를 들면 인적성검사는 100% 채용자의 역량을 반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검사의 결과에 의해 지원자들의 합격, 불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인적성 검사 100점인 지원자의 역량과 80점인 지원자의 역량은 사실 누가 더 높은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100점인 지원자가 더 높을 것이라는 일종의 통계적 차별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적 차별이 유용하다고 해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블라인드 채용은 통계적 차별을 배제하고 개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려는 채용 방식으로 어떻게 보면, 채용 목적에 가장 부합한 방식이다. 다만 이 방식으로 모두를 채용하기에는 비용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부만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 볼 문제는 통계적 차별이 실제 차이로 고착화되는 문제이다.

 

"채용 후 관찰 가능한 A 집단과 B 집단의 능력의 차이가 과연 실제 능력의 차이인가? 즉 구조적인 문제에 의해 A 집단과 B 집단의 차이가 고착화된 것일 수 있다. 각 집단의 특성이 과연 실제 차이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에 의해 형성된 것인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즉, 통계적 차별에 의한 결과가 다시금 통계적 차별을 더욱 공고히 해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명문대학교 A를 다닌 a와 비명문대학교 B를 다닌 b가 동기로 입사하여 처음 프로젝트를 맡길 때, 통계적 차별에 의해 a에게 기회가 간다. 교육, 평가 등에서도 이러한 차별이 적용되면서, a에게 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결국 통계적 차별은 실제 a와 b의 능력의 차이로 나타나게 되고, 다시금 통계적 차별의 정당성은 공고해진다.

 

이 문제는 가장 접근하고, 분석하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이다. 파악하기 어려울 뿐더러, 실제로 불가피한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구조적 문제가 과연 비효율적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a와 b에게 모두 공평한 기회를 주어야 할 지 아니면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제 지원자의 능력의 차이가 곧 성과의 차이로 드러나는가의 문제이다.

 

"실제로 A 집단과 B 집단의 능력의 차이가 있을 지라도 다 함께 일하는 기업의 현장에서 이러한 능력의 차이가 그대로 성과로 드러날 것인가? 과연 개인의 능력의 합이 곧 조직의 성과 또는 능력이라는 등호가 성립될 수 있는가?" 

 

a와 b의 능력 차이가 실제로 있을지라도 이 차이가 과연 조직의 성과에 그대로 드러날 지는 의문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선 조직의 모든 활동은 개인이 아닌 협동에 의해 이루어진다. 통계적 차별의 대부분은 개인의 능력을 평가할 때 일어나기 때문에 협동 능력에 대한 평가 없이는 의미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단지 협동 능력을 떠나 각 개개인의 능력 간 협업 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동일한 능력을 가진 2명의 협업보다 다른 능력을 가진 자들의 협업이 더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에서도 이를 알고, 다양성 채용을 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곧 채용 과정에서 협업 능력에 대한 평가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어떠한 특성의 능력을 가진 지원자가 기존 구성원과 협업하며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지 HR 담당자들이 지속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사실 이는 이전에는 어려웠겠지만, 이제는 빅데이터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문제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어느정도 통계적 차별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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