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즈의 개념 등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트리즈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보면 조금 더 이해가 쉽다.
창시자인 알트슐레르의 일대기는 다소 슬프기도 하지만,
당시 그의 특이한(?) 생애 덕분에 트리즈가 발명된 것 같기도 하다.
모든 방법론은 생겨난 맥락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회사 상황에 맞게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 트리즈의 시작
트리즈의 창시자: 알트슐레르
'겐리후 싸울로비유 알트슐레르(Genrich Saulovich Altshuller)'는 트리즈의 창시자로 1926년 10월 15일 구 소련에서 태어났다. 14세에 잠수장비와 관련된 첫 특허를 취득하는 등 발명에 재능을 보이던 그는 석유화학 공대를 졸업한 이후 1946년부터 소련 해군에서 특허 심사 업무에 종사를 했다. 그는 다양한 발명품을 심사하면서, 혁신적인 발명품에는 공통적인 원리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모든 발명 과정에는 공통의 법칙과 패턴이 있다."라는 가설을 세운다. 이것이 바로 트리즈의 기반이 된 가설로 문제 해결의 일반 원리가 존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전까지는 발명, 문제 해결, 창의성 등은 정신적 특성으로 일종의 재능의 결과물로 취급되어 왔고, 패턴이 있는 것이 아닌 그 반대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알트슐레르의 가설은 당시 매우 혁신적이었다. 1
그는 곧 기술과 공학 모순을 해결하는 이론을 세우게 되는데, 몇 가지 경향, 원리, 효과 등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 단계적인 알고리즘은 존재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1948년에 친구 '라파엘 사피로(Rafael Shapir)'와 함께 스탈린에게 6개월 간 계속해서 편지를 쓴다. 소련 내에서 발명 작업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내용으로 창의성 개발 정책을 제안하는 내용이었다. 그의 의도와는 반대로 안타깝게도 이로 인해 그는 스탈린과 국가를 모독했다는 죄로 1950년 체포되었고, 25년 형을 구형 받아 스탈린이 죽은 후인 1954년까지 강제노동수용소에서 4년 간 생활을 했다. 2
1954년 석방된 그는 그의 친구 사피로와 함께 최초의 트리즈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트리즈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1985년까지 그는 트리즈 발전을 위해 계속 연구를 해왔고, 1986년에는 창의성에 대한 다른 연구도 실시한다. 1989년 러시아 트리즈 협회 회장으로 추대되며 계속해서 지대한 공헌을 한 그는 1998년 9월 24일 Karelia Petrozavodsk에서 사망했다.
트리즈의 역사
앞서 언급했듯이, 트리즈의 시작은 1954년 알트슐레르가 석방된 이후 발표한 최초의 논문으로 시작한다(ARIZ-56). 수용 전에는 없던 단계적 알고리즘도 포함된 내용으로 트리즈의 기본 개념인 진화의 법칙, 기술모순, 다기능 등을 담고 있었다. 이후 알트슐레르는 건설산업을 위한 세미나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최종이상해(Ideal Final Result)' 개념이 추가된 ARIZ-59가 만들어지게 된다. 1961년에는 최초의 트리즈 도서인 'How to learn to invert'가 발간된다. 그리고 1964년 최초의 기술모순 매트릭스를 만들었으며, 1968년 35개의 발명원리를 공표했다. 무엇보다도 1968년부터 트리즈 연구팀도 만들어 지면서 비공식적이지만 트리즈 연구소와 학교가 설립된다. 이로써 트리즈는 더더욱 발전 속도에 박차가 가해진다. 3
1969년 알트슐레르는 'Algorithm of Inventing'이라는 새 책을 출간했다. 1971년까지 5개의 원리가 새로 추가되었고, 기술모순 매트릭스가 완성된다. 이후에는 기술적 모순과 물리적 모순에 대해 분석을 시작한다. 이 과정 속에서 트리즈의 핵심인 물리적 효과(Physical effects)와 물질-장 분석(Substance-field-analysis)가 추가되는데 이는 Dr. Yuri Salamtov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를 1973년에 알트슐레르가 물질-장 공식으로 문제를 기술하는 것을 트리즈에 도입하였다. 1974년 유리 고린(Yuri Gorin)은 발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 효과와 현상의 자료를 정리했고(일종의 전문), 만들었고, 여기에는 발명 응용의 예와 몇 백의 효과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어 트리즈에 큰 도움이 되었다. 1975년에는 ARIZ-75, 1977년에는 ARIZ-77이 만들어진다. 알트슐레르 주도 하에 발명문제의 표준해 개발이 시작되고, 1977년 10개의 표준해가 만들어 진다. 그리고 1979년 'Creativity as an Exact Science'가 출간된다. 4 5
1984년에는 아이들을 위한 'And Suddenly the Inventor appeared'가 출판되는데 이는 알트슐레르의 핵심 업적으로 평가된다. 창조적 상상력의 개발을 주제로 하는 이 책에는 그가 공들여서 만든 환상적인 아이디어, 환상 크기, 크기(Size)-시간(Time)-비용(Cost) 연산자, 심리적 장벽, 소형 난쟁이 모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1985년 알트슐레르는 ARIZ-85와 표준해 76을 발표하면서 트리즈 관련 발명 일을 마친다. 그리고 1986년에는 또 다시 아이들을 위한 'on TRIZ How to Find Idea'란 책을 출판한다. 그는 이후 창의성과 관련하여 다른 분야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는데 'Life Strategy of the Creative Person'과 'How to Become a Genius' 6라는 책을 출간한다. 1989년에는 드디어 러시아에 트리즈 협회(MATRIZ)가 설립되고, 알트슐레르가 회장으로 추대된다. 7
1990년대 이후에는 일명 'Contemporary TRIZ'라는 또 다른 TRIZ가 나온다. 트리즈가 1990년 초반에 서방세계(미국, 유럽 국가 등)에 보급될 떄, VE, Database 등의 서방세계 기법과 혼합되어 친숙하게 변형된 것이다. VE기법과 연계된 Trimming 기법이 문제의 정의와 관련된 ISQ(Innovative Situation Questionnaire), 신뢰성 기법과 관련된 AFD(Anticipatory Failure Determination), 기술진화 법칙을 개선한 DPE(Directed Product Evolution), 문제의 유형을 현상으로 구분하고 각 현상 별 표준해법을 정리한 System Operator 등의 기법이 도입되었다. 8
트리즈가 이토록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알트슐레르가 이에 대해 따로 특허를 출원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전파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트슐레르 뿐만 아니라 수 많은 학자들과 그의 제자들이 발전에 공헌할 수 있었다. 알트슐레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Classical TRIZ와 그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개선된 Contemporary TRIZ 기법 등이 있는데 이 모든 발전 과정은 지속적인 공유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물이었다.
국내 도입 배경
한국 최초로 트리즈가 도입된 곳은 'LG전자 생산기술원'으로 1995년에 제휴를 맺고 있던 필립스에서 소개를 받아 적용을 하게 되었다. 트리즈 마스터 중 한명인 'Zinovy Royzen'을 초청하여 트리즈 기본 교육을 받았고, 이후 Ideation International에 연구자를 파견해 공동 연구로 '에어컨 소음 절감'이라는 첫 트리즈 성과를 거둔다. 그러나 이후 스폰서십이 약화되면서 LG에서 TRIZ 활동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이후 2005년 Forbes지에 게재된 삼성 특집 기사에서 'TRIZ' 관련 내용을 보고 다시 시작하여 현재까지 LG 생산기술원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곳은 삼성으로 1996년 4월 내부 정보시스템에 처음으로 트리즈 내용이 게시되었다. 이 논문은 삼성SDI 대표의 검토를 거쳐 처음 도입되었지만, 그 활동은 미비하였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도 도입은 추진되었으나, 경영진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하여 지연되었다. 이후 1998년 말 LG의 성공 사례가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에게 알려지면서 트리즈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산업 사이클적 이유 등으로 삼성SDI, 삼성전자 기흥공장 등에서 뛰어난 성과가 있었음에도 중단되게 된다. 그러나 2000년 초 트리즈 연구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약 120시간의 트리즈 교육이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고, 삼성에서도 트리즈 전문가가 배출된다. 이를 기점으로 수 많은 성공사레가 배출되며, 연구 개발에 활용되고 있고, 현재는 삼성전자 관계사 전체가 참여하는 삼성트리즈협회가 설립되어 그룹 단위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9
- 기존의 연구들은 뛰어난 발명을 했던 천재들의 생애 또는 개인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가 진행된 흐름과는 다른 방향이었다. 이는 그의 업무가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특허 심사 업무를 맡은 그는 수 많은 특허 건을 검토할 수 있었고, 이를 분석하면서 상호공통의 법칙을 찾게 된 것이다. 전 세계 특허 중에서 200만건을 분석하였고, 그 중 창의적인 특허 4만건을 추출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서로 다른 문제에도 적용되는 문제 해결의 공통 법칙을 찾아낸 것이다. [본문으로]
- 이 수용소 생활은 그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큰 불행을 준 사건이었다. 당시 많은 학자들이 스탈린의 체제 내에서 수용소에 수감됐었는데, 그는 1952년 겨울에서 1953년 동안 수용소에서 수 많은 학자와 교수들에게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고 토의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었다. 발명에 치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4년 간 수용소 생활 도중 그의 모친은 자신의 외아들을 오랜 기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끼고 자살을 했다. [본문으로]
- 계속해서 이어져 1970년대 중반에는 구소련 80개 도시에 100개의 트리즈 학교가 만들어졌다. [본문으로]
- 최종적으로 1985년도에는 알트슐레르가 발표하면서 76개로 정리된다. [본문으로]
- '트리즈 바이블'로 취급될 정도로 트리즈를 총 망라한 책으로 1984년 영어로 번역된다. [본문으로]
- 그는 1974년부터 12년 간 아이들을 위한 잡지인 Pionerskaja Pravda에 논문을 투고 했었다. 이론과 예제는 약 50번 출판되었고, 이 활동은 아이들에게 19만개가 넘는 편지를 받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본문으로]
- Igor Vertkin과 함께 출간한 책 [본문으로]
- Invention Machine사와 Ideation International사의 트리즈 전문가들이 많은 관여를 했다. 또한 지노비 로이젠(Zinovy Royzen), 니콜라이 하멩코(Nikolai Khomenko), 보리즈 즐로틴(Boris Zlotin) 등도 트리즈의 개선과 보급에 기여를 했다. [본문으로]
- 실제로 삼성전자 VIP센터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트리즈를 전문적으로 그룹 차원에서 운영하는 조직이 있었다. 트리즈 전문가를 양성하고, 사내 여러 혁신 관련하여 도움을 주는 조직이었다. 삼성 무풍 에어컨도 이 과정을 통해 발명된 관련 상품 중 하나였다. [본문으로]
'Business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 방법론: TRIZ#4 '트리즈 핵심개념' (0) | 2020.10.03 |
---|---|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 방법론: TRIZ#3 '트리즈 기본개념' (0) | 2020.10.02 |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 방법론: TRIZ#1 '창의성 경영' (0) | 2020.09.21 |
GE의 변화 전략#5 '시사점' (0) | 2020.07.31 |
GE의 변화 사례#4 'GE의 변화 전략(3)' (0) | 2020.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