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입사했을 때 선물을 받아 읽게 된 책이다.
사실 나는 자기 계발 책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 책에는 그래도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왜냐하면 상당히 오랜 연구와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자기 계발서는 본인의 경험적인 이야기만을 하거나, 다른 위인들이 한 이야기를 인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통계적인 근거를 가지고 논리를 전개하고 있으며, 한계점 또한 분명히 말한다. 무엇보다도 여러 분야에서 사례를 연구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성공의 기준을 단순히 돈과 명예 만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 아쉽다. 물론 동일한 기준을 가져야만 분석이 용이하기 때문에 그랬을 수 있다.
그래도 우리는 성공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돈과 명예가 성공인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자신의 성공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다. 그 이후에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인 'GRIT'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기를 바란다.
'GRIT(그릿)'을 읽고
'GRIT(그릿)'이란 원래 있는 단어가 아니라 'Growth(성장)', 'Restilience(회복)', 'Intrinsic Motivation(내재적 동기)', 'Tenacity(끈기)'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새로운 단어이다. 이 책의 저자인 미국의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가 처음으로 개념화한 용어로,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지를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손꼽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재능'이다. 의미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것에 대해 타고난 자질을 뜻한다. 재능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다. 그렇기에 경솔하게도 타인의 성공을 재능이라고 단지 치부해버리곤 한다. 성공이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재능에 기인한다면, 실패, 열등감 또는 패배감 등은 자신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게 아니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합리화를 위해 재능이라고 자주 치부해버리곤 한다. 그리고는 안도감을 가진다. 그런데 과연 이 생각은 맞는 것일까?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왜냐하면 천재를 마법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면 우리 자신과 비교하고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니체
책의 저자 또한 재능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정은 하고 있다. 다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노력'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재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이고, 노력 없이는 드러나지 않는 잠재력일 뿐이기 때문이다. 즉, 재능이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노력이 필요하다. 기량은 노력이 없이는 늘어나지 않으며,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 있다. 재능은 단지 기량이 늘어나는 속도에 영향을 줄 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노력인 것이다. 저자는 이를 아래 공식으로 표현하였다.
- 재능*노력=기량¹
- 기량*노력=성취
- 재능*노력*노력=성취
그렇다면 그릿은 어떤 것일까? 선천적일까? 아니면 지금 당장이라도 기를 수 있는 것일까? 당연히 저자는 그릿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릿의 구성요소는 크게 열정과 끈기 두 가지이다. 열정을 얼마나 지속하느냐, 그것이 바로 그릿의 크기가 된다. 열정은 단지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의 의미가 아니다. 본인 인생에 있어 최상위 목표에 얼마나 변함없이 관심을 보이느냐이다. 최상위 목표와 연관된 하위 목표여야만 끈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최상위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것이 항상 옳은 일은 아니다. 때로는 경로 변경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위 목표일수록 끝까지 끈기를 가지고 성취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본인의 최상위 목표를 이루는 지름길이다.
다음은 연구 결과인 위인과 일반인을 가르는 4가지 지표이다.
-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는 삶과 대조되는) 멀리 목표를 두고 일하고, 이후의 삶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며 확고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정도
- 단순한 변덕으로 과제를 포기하지 않음. 새로움 때문에 다른 일을 시작하지 않으며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 성향
- 의지력과 인내심의 정도. 한번 결정한 사항을 조용히 밀고 나가는 결단력
- 장애물 앞에서 과업을 포기하지 않는 성향, 끈기, 집요함, 완강함
그릿에는 어느 정도에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뿐, 충분히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는 요소라고 말한다. 그릿을 기르기 위한 4가지 방법은 우선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10여 년 간 관심에 대한 연구 결과 개인적인 관심과 일이 일치할 때에 만족감이 높았다. 그리고 일이 흥미로운 경우 높은 성과를 올렸다.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관심과 열정이 있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의외로 관심 가는 일은 운명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며, 내면의 성찰이 아닌 외부의 활동 속에서 생겨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유지될 수 있다. 노력 없이는 관심은 유지될 수 없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질적으로 다른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릿은 양뿐만 아니라 질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에릭슨의 한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은 보통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년 간 약 1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평균일 뿐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적인 연습'이다. 자신이 부족한 점을 찾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연습을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식적인 연습을 위해서는 첫째, 과학적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명료하게 진술된 도전적 목표, 완벽한 집중과 노력,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 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이를 습관화하면, 비로소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의식적인 연습을 바로 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로 그릿의 성장을 위해서는 더 높은 목적의식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더 높은 목적 의식이란 바로 타인에게 기여하겠다는 의식이다. 심리학자 벤저민 블룸에 따르면, 자기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모두 3단계를 거치며 발전했다. 처음에는 자기 중심적인 관점에서 시작하고, 이후 이를 연습하며 발전시키는 법을 배웠고, 마지막에는 타인 중심의 목적으로 통합되었다. 그리고 그릿이 높을수록 타인 중심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단, 타인 중심적인 삶을 추구할 수록 그릿이 높은 것인지, 그 인과 관계는 불분명하다.).
그리고 데이비드 예거에 따르면, 목적의식을 키우기 위해서는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에이미 브제스니예프스키에 의하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주어 자신의 핵심 가치와 연관성을 증대시킬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빌데이먼은 목적이 확실한 롤 모델을 찾아야 목적 의식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릿을 위해서 희망을 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단 이 희망의 의미는 단순히 내일이 좋을 것이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노력을 하면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이 사고방식을 키우기 위해서는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이는 본인이 성장, 즉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스티브 마이어의 실험에 따르면 죽지 않을 만큼의 시련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통제할 수 있을 때에 더 강한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으로 거듭난다고 한다. 그리고 낙관적인 자기 대화를 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의 한 방법으로 낙관적인 사고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도움을 구하는 방법도 있다.
"죽을 만큼의 시련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니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릿이 강한 아이를 어떻게 양육할 수 있는지 이야기하며 끝이 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그릿만이 성공의 요인이 아님을 말하며, 어느 정도 한계점을 인정한다. 이 책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책과는 다르게, 상당히 오랜 연구 결과와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다른 자기계발서에 비해 상당히 신뢰가 가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성공의 중요한 요인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먼저 성공의 정의에 대해 내리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대게는 성공을 남들보다 좀 더 높은 위치, 돈, 명예 등으로 해석하고 말한다. 그리고 이외에도 많은 성공의 정의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타인과의 비교를 담고 있다. 타인의 성공을 판단할 때도 그렇다. 그러나 한 가지 에를 들자면, 진짜 성공이 무엇인지 우리는 체감할 수 있다.
돈을 성공의 기준이라고 가정해보자. 두 사람이 있다. A와 B. A는 가난하게 시작했지만, 어느 정도 사회에 높은 위치에 올라 돈을 축적할 수 있었다. 반면 B는 재벌 집안으로 처음부터 많은 돈을 보유하였다. 그리고 현재에도 처음보다는 아니지만,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A보다 돈이 많다. 과연 누가 더 성공했는가? 내 생각에는 A이다. A는 돈을 더 벌었기 때문이다.
즉, 성공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나와 비교해서 '내가 얼마나 더 목표에 가까워 졌는가'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성공 레일을 가지고 있다. 이 레일은 서로 교차하지도 않고, 시작도 다르며 끝도 다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각자의 레일에서 본인이 얼마나 전진했는가이다. 다른 사람의 레일에 신경쓰고, 자신의 레일을 잊어버린다면 결국 진짜 성공에 멀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레일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자신의 레일 위에서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의 말에 굉장히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조금이지만 꾸준히 의식적인 연습을 통해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것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부분이다.
그릿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단순히 "끈기가 최고다"라는 의미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성공을 할 수 있는지를 깊게 고찰하게 해준다. 그리고 나아가 과연 성공은 무엇인가도 고민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너무 늦었고,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시간은 상당히 많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씩 발전하면 성공한 자신을 볼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단지 방향을 잘못 잡았거나, 노력을 안하고 있을 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에 대한 명언이 있다. 모두가 성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며 명언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자승자강,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
노자 '도덕경' 중
"나 너희들에게 위버멘쉬²를 가르치노라.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너희들은 너희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¹책에서는 '기술'이라 표현되어 있으나, '기량'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것 같아 '기량'으로 표기하였음
²위버멘쉬는 일종의 초인과 같은 개념으로 항상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존재이며, 인간 자신과 세계를 긍정할 수 있는 존재이자, 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완성시키는 주인의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Read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후감#7] "소크라테스의 변명" / 플라톤 (0) | 2020.03.11 |
---|---|
[독후감#6]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0) | 2020.03.10 |
[독후감#4]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0) | 2019.09.17 |
[독후감#3] "순간의 힘" / 칩 히스, 댄 히스 (0) | 2019.09.10 |
[독후감#2]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 장 뤽 낭시 (0) | 2019.07.18 |